차가운 겨울의 따뜻한 작업물

베스트 더 딜라이트는 테스터님들 손이 워낙 빠르셔서 아주 빨리 완성이 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출시일이 멀게만 느껴진다.

빨리 출시하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나 더디 간다.


예전부터 타래상점에서 테스트 실이나 샘플 작업 등 많은 지원을 해주셨는데, 이번 테스트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셨다.

나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또 새해이기도 하고...

뭘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하다 키트 구매자분들께는 도안 추가 할인을 적용해 드리기로 했다.

그리고 귀여운 스티커를 선물해 드리기로 했다.


그림을 그릴 때마다 느끼는데 아무래도 내공이 없다 보니 결과물은 내 기대와는 달리 너무 허접하다...

아니 내가 기대한 것은 아기자기 귀여운 뜨개 오브젝트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오브젝트들인데.

뭡니까 이게... 왜 이렇게 칙칙하고 지저분하지요.

계속 다시 그리고 다시 그리다 보니 어느새 1월 중순이 되어 버렸다.

큰일이다. 지금 빨리 스티커 발주를 해야 출시일에 맞춰 증정이 가능하다.

부랴부랴 밤을 꼴딱 새서 발주를 넣고, 한숨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새로운 아이디어가 번쩍 떠오른다.

예쁜 봉투를 만들어서 스티커를 넣어 드리면 받는 사람들이 기분이 좋아서 지구 밖으로 숑 날아가버리지 않을까?

(정말로 지구밖으로 날아가버리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



봉투 아이디어는 옛날부터 고민한 것이 있기 때문에 곧바로 샘플 제작에 들어갔다.

미리 사놓은 도구들도 있어서 봉투를 인쇄하고 하나하나 재단하고, 모서리는 라운딩 처리를 하였다.

종이가 두꺼워서 바로 접으면 찢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오시선도 넣어줬다.

심 없는 스테이플러로 양쪽을 찝어서 친환경 + 감성 뿜뿜 봉투가 완성되었다.



마음에 든다.

고생하며 만들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틀을 뜬눈으로 지샜다.

그런데...

그런데.......

또 쓸데없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하지 마.. 묶지 마.. 리본을 묶지 마.. 리본을 만들지 말란 말이야...



이쁘네...

귀엽네...

젠장...

그러면 리본은 한정판으로 하기로 하자 ㅋㅋㅋ

수작업으로 다 하기에는 내가 너무 이팔청춘이 아니다.

20개 정도만 리본 에디션으로 할랬는데...

생각해 보니 나는 특혜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다.

좀 빨리 산다고 정성 가득한 리본 달린 귀여운 봉투를 받고 좀 늦게 산다고 그냥 봉투를 받으면 누가 기분이 좋겠는가.

내 비지니스 철학에 그런 건 없다.


좀 힘들긴 하지만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끼리 이런 핸드메이드 작업물을 공유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남들이 볼 때는 저깟 게 뭐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만수르에게도 안 파는 럭셔리템이다.

이젠 스티커만 도착하면 된다.

빨리 도착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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